더불어민주당이 대선 후보를 결정짓기 위한 8주간의 본경선 레이스에 들어갔다. 예비경선 과정에서 뚜렷해진 ‘반(反)이재명 전선’이 어떻게 확대되느냐가 최종 결과를 가를 가능성이 크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경선 연기론이 재점화하면 반이재명 전선을 강화하는 촉매제로 작용할 수도 있다. 친문(친문재인) 당원들의 표심이 누구에게 결집할 것이냐도 변수다.
이 지사는 ‘공정 성장’ 키워드로 맞섰지만 수비적인 자세로 일관하면서 그동안 장점으로 꼽혔던 날카롭거나 시원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지사는 예비경선 과정에서 기본소득이 제1공약이 아니라고 물러섰다.
이 지사가 주춤하는 사이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따라붙으면서 예비경선 기간 이 지사는 압도적인 대세론을 굳히지 못했다. 이재명 캠프 관계자는 “미리 에너지를 쓸 필요가 없다고 봤다”고 했다. 반면 이낙연 캠프 측은 “판이 흔들리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당장 예비경선에서 탈락한 후보들이 누구를 공개적으로 지지하느냐에 따라 조직표가 갈릴 수 있다. 이 지사는 이날 “과반 득표에 연연한다고 결과가 바뀌겠냐”며 “최선을 다할 뿐”이라고 했다. 이 전 대표도 “국민들에게 진실을 알려드리는 것 외에 다른 전략은 없다”고 했다. 다만 주자들이 단일화에 선을 그은 것과는 달리 각 캠프에선 적절한 연대 추진 시점 등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차 분수령은 첫 선거인단 투표 결과가 발표되는 다음달 15일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 지사가 1차 투표에서 압도적인 득표를 한다면 ‘밴드왜건 효과’로 2·3차 투표도 탄력받을 수 있다. 이 지사 측은 초반 기선 제압으로 확실한 승기를 잡겠다는 계획이다. 반면 이 전 대표 등 다른 후보들은 1차 투표에서 ‘바람’을 일으켜 뒤집기를 도모한다는 전략을 짰다.
이 지사를 견제하는 측에서는 이 지사가 후보가 되면 중도·보수층의 지지를 얻기 위해 문재인 대통령 및 친문 진영과 차별화 시도를 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낙연 캠프 정무실장인 윤영찬 의원은 “이 전 지사가 만드는 차기 정부는 문재인 정부 계승이 아니라 ‘이재명 1기’가 될 것이란 의구심이 지지자들 사이에 퍼지고 있다”며 “문 대통령을 지킬 후보가 누구냐에 대해 당원들께서 판단하실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이 지사로 ‘대세 굳히기’가 이뤄질 경우 친문 진영 역시 1위 주자인 이 지사로 결집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있다. 이 지사 측 관계자는 “야권 1위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1 대 1 구도에서 이 지사의 경쟁력이 가장 높다”며 “결국 이길 수 있는 후보에게 모든 인적 자원이 몰리게 돼 있다”고 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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